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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트레킹

남파랑길 23코스(학동고개, 가라산, 저구항) 거제구간

by 프리정아 2024. 3. 12.

1. 남파랑길 23코스

- 학동고개<4.9km>가라산 정상<3.8km>저구 삼거리<0.8km>저구항-명사해수욕장까지

( 9.5km, 거제케이블카로 상부정류장까지 이동. 실거리 10.38km, 4시간 22분 소요)

- 학동고개에서 명사해변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병대도 전망대 등 거제의 가장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거제 마지막 코스

- 거제시가 무지개길로 명명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보유한 코스

 

2. 관광 포인트

- 맑은 바닷물과 어촌마을이 어우러진 '저구항'

- 가라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거제의 멋진 섬과 바다의 해안 경관

- 거제자연휴양림 부근에서 거제해상케이블카를 타며 한려해상국립공원 관람.

 

3. 여행자 정보

- 시점 : 동부면 학동리 학동고개(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산 47-10)

교통편) 고현버스터미널에서 55, 56번 버스 이용 후 거제자연휴양림 정류장 하차

- 종점 : 남부면 저구항(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저구항)

교통편) 매물도여객선터미널에서 53, 53-1번 이용 후 고현버스터미널 하차.

배차간격이 2시간 이상이므로 시간확인 필요

- 식수대가 없으므로 물을 미리 준비해오거나 종점부 매점을 이용해야 함

- 기존 등산로 방향 안내도 잘 되어 있으나 가라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로의 난이도가 어려우므로 사전에 준비가 필요함

- 일부 안전성 미확보 구간이 있어 이용자의 주의가 요구됨

 

4. 인근 관광지  

1)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주소 : 경남 거제시 동부면 거제중앙로 288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학동고개에서 노자산을 연결하는 1.56km 구간의 케이블카로 왕복 18~20분이 소요된다.

상부전망대에서는 노자산과 다도해 전경을 경계 없이 360도로 접할 수 있으며, 45대의 캐빈 중 10대의 크리스탈 캐빈은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 탑승하면 노자산 숲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나 일반 케이블카보다 비싸다.

시설이나 이용요금, 할인대상, 예매 등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홈페이지 http://www.gjcablecar.com/

연락처 : 055) 637-3311

 

2) 저구항

-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 저구항은 수국 동산이 있어 바다와 함께 수국을 보기 좋은 곳이다. 야생 수국이 아닌 동산으로 조성이 되어 있으며, 데크길과 산책로, 지압길 등이 잘 꾸며져 있다. 매년 저구항 매물도여객선 터미널 선착장과 수국동산 일원에서 6월 말~7월 초 수국축제가 열리고 있다. 주요 행사로는 기념식, 주민화합 행사, 체험행사, 프리마켓 운영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며, 대형의자 포토존 및 잡지 포토존이 있어 행사장를 찾는 관광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항구의 남쪽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명사해수욕장이 있으며 저구마을, 명사마을, 근포마을, 대포마을 등 어촌마을이 있다.

 

3) 명사마을, 명사해수욕장

-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명사112-1

- 경상남도 거제시에 있는 명사마을은 본래 명사동 또는 밀개라 하였다. 명사마을 앞에 펼쳐진 명사 해수욕장은 바다가 잔잔하고 갯벌이 넓어 거제의 명사십리로 불리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에 이르는 오솔길과 모래사장 뒤편의 울창한 송림은 해수욕을 즐기면서 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명사마을은 뒤쪽으로 거제 망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앞쪽으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자리 잡은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명사항 다목적해상데크, 명사 해수욕장 등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은 마을이다. 마을 인근에는 해금강, 바람의 언덕, 저구항, 장사도 등 거제의 유명 관광지가 많이 있다.

 

* 이동 노선: 학동고개- 거제파노라마 케이블카를 타고 상부 정류장까지 이동- 뫼바위 삼거리- 사각 정자- 뫼바위전망대- 진마이재- 가라산- 전망데크- 다대산성- 저구 사거리-저구항(- 명사해수욕장)

 

 24년 2월 25일, 장산야간산행모임 회원 5인과 함께 남파랑길 23코스를 시작한다. 

학동고개에서 인증을 하고 바로 옆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나이들어 무릎 사정이 좋지 않은 점도 있고

거제 경제에 보탬도 되어야지 하며 파노라마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1주 전에도 요금이 비싸다고 여겼는데 며칠 사이에 요금이 올랐다.

왕복은 18000원, 편도는 15000원인데 네이버 등 예매시 할인이 되어 편도 14000원이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한 눈에 느끼기에는 최고라하여 미리 예매를 하였다.

우리가 가는 날은 비가 조금씩 뿌려서 손님이 거의 없었고 기다림 없이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 안에는 사진용인지 커다란 곰 인형도 구비되어 있고 구름이 그린 전망도 좋았다.

케이블카는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운행을 하지 않지만

오늘은 비가 좀 뿌려도 바람이 많지 않아 다행히 운행하였다.

케이블카가 산을 훼손한다는 일면도 있지만 산을 즐기는 인구를 넓힌다는 면도 있다.

충분히 걸을 수도 있지만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고.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원치 않아도 문명의 이기의 도움을 받을 날들이 더 많아지겠지. 

 

상부 정류장에 내려서 노자산 정상까지 가보려했으나

남파랑코스에 포함되지 않고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다행히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안개비와 바람을 느끼며 산행을 시작했다. 

 

 가라산까지 굽이치는 산줄기가 예사롭지 않다.

비가 왔고 흙보다 돌이 더 많은 길은 걸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구름과 산 아래 변화무쌍한 전망이 힘든 걸음을 가볍게 하여준다. 

 

저 아래가 우리가 도착할 저구항인가?  명사해수욕장도 저쯤에는 있겠다. 

비가 오지 않아서 걷기에는 좋았다.  

구름 위에 선 기분을 억지로 만들어가며 가라산까지 이어진 바윗길을  가벼이 걸었다.  

 

바닷길의 아름다운 경치보며 가볍게 걸은 길과 달리 가라산길은 힘든 코스이다.

하지만 나는 오랜만에 산길다운 산길을 걸어서 좋았다.

산길을 대비하여 스틱을 가져와서 힘든 강도가 덜 하였다.

잎을 떨군 나무들이 어쩌면 눈이 온듯 내 눈에 즐거운 착각을 준다. 

 

끝없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걸은 산길처럼

내 인생길도 그것이 어떤 길이든 수용해야지. 걸으면 다 걸어진다.

오름이 힘들 때는 내 근육이 더 다져지니 좋고,

체온을 높여주니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반겨야할 일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점점이 섬들이 가까이도 다가와 있다.

 

뫼바위에 도착했다. 바람이 세어서 날려갈 듯하다. 

뫼바위 또는 매바위라고 하는데 내 눈에는 매가 날개를 편 모습보다 아래에 더 눈길이 간다. 

 

진마이재에 도착했다.

정자가 폭삭 내려앉은 나무등걸 위에 앉아 가라산에 오를 에너지를 보충했다.

아직 초록이 없어서 삭막하긴 해도 잠깐의 휴식이 달콤하다.

 

해발 585m 가라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가라산 동쪽은 동부면, 서쪽은 남부면을 접하고 있으며 거제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학동 오지막 계곡을 좌우로하여 가라산과 노자산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숲이 울창하고 단풍나무가 많아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비단같이 아름답다고 가라산(加羅山)으로 불린다고 한다. 

울창한 숲도 단풍나무도 보지 못하고 가라산의 나신만 보고가는 듯하여 안타깝지만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을지. 

 

가라산 봉수대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147호로 흔적만 남아 있었다.

가라산 정상에서 사방으로의 조망이 가능한 최적의 봉수대 입지로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조망이 가능하여,

왜구의 동태를 가장 먼저 살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남해안을 경계하는 전초 기지로

해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거제의 주봉인 계룡산봉수대와 한산도봉수대에 알렸다. 

봉수대 정밀발굴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이미 헬기장 조성으로 원 지형이 훼손되었으며,

방호벽과 도랑으로 둘러싼 이중방어시설은 남해안에서 유일한 사례라고 한다. 

방호벽인지 쌓은 원형은 부근에 일부 남아 있었다.

 

이제 내려갈 길이다. 우러르는 산보다 내려다 보는 산길은 마음이 가볍다. 

잎을 떨군 단풍나무를 상상하며 가벼운 나무들의 홀가분한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자식들 모두 키우고 자유롭게 다니는 나처럼 나무도 가벼워 보인다. 

 

멀리 해금강도 보인다.

깍아지른 절벽이 여기서 보아도 멋져보인다.  

 

노자산 정상 남쪽은 천길 절벽이며,

이 절벽 아래 신라시대 견암사란 절이 있었다고 적혀있었는데

여기가 거긴가 보다.

노자산 정상까지는 거의 바위나 돌이 많았다.

정상을 지나서는 흙길이 나와서 조금은 걷기에 편한 길이었다. 

 

가라산 남쪽 중봉에 있는 다대산성에 도착했다.

안내판에는 성벽은 긴 벽돌 모양으로 다듬은 성돌을 이용하여

바른층쌓기(돌의 면 높이를 같게 하여 가로줄눈이 일직선이 되도록 쌓은 방법) 방식으로 세웠는데

이는 신라의 전형적인 성을 쌓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고 적혀있었다. 

 

다대산성은 허물어져있었지만 당시 얼마나 완벽하게 쌓았는지 이 곳에서는 확인이 가능했다. 

가로줄눈을 일직선이 되도록 면을 맞추면서 성을 쌓았을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다행히 가라산에는 돌이 넘쳐나서 성을 쌓기에는 좋은 조건이었을 수 있었겠다. 

돌에 자란 이끼와 식물, 제 자리를 잃고 흩어져 있는 돌들이 세월의 흐름을 말하고 있다. 

그 속에서도 제자리를 지키는 돌들이 다대산성의 이름을 아직 지키고 있다고 해야할까? 

 

다대산성 안 쪽의 대형 석부작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바위 위에 붙어서 위태로워 보이지만 단단한 뿌리로 오랜 세월 바위를 감싸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바다가 가까워 수분이 충분하여서인지 주변에 부착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적응하여 생명을 이어가면서 다대산성 부근에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었다. 

 

저구 사거리를 내려서니 이곳 저곳 안내판이 복잡하다.

툭 트인 바다가 눈을 시원하게 하고 우리는 명사해수욕장으로 방향으로 향했다.

 

저구사거리를 지나 저구종합안내센터 건물의 거제시관광안내도 귀퉁이에

남파랑길 23코스 인증 팻말이 있었다.

혼자였다면 찾는다고 헤매었을텐데 함께 가니 모든 것이 감사하다. 

거제시 곳곳에 둘러볼 곳이 얼마나 많은지 거제를 떠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구마을은 바다와 함께 수국을 보기 좋은 곳으로 곳곳에 수국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마을 곳곳에 재미있는 그림들을 다음 코스 시작하면서 또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이 즐겁다. 

 

23코스는 끝났지만 우리는 명사해수욕장까지 둘러보기로 했다.

저구마을의 수국은 야생 수국이 아닌 동산으로 조성이 되어 있으며, 

데크길과 산책로, 지압길 등이 잘 꾸며져 있었다. 

수국이 필 때 왔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언덕에 핀 수국을 그냥 상상만 해본다.

데크길도 올라가 보고 싶지만 길을 걸으며 눈으로만 걸어본다.

 

이젠 우리 곁에서 보기 힘든 공중전화박스가 있어서 70년대 감성으로 돌아가 본다. 

저 전화기를 보면 다들 이야기 한 보따리씩을 풀어낼 수 있을 텐데......

전화박스 뒤 동산에 수국꽃이 피어있다면 얼마나 황홀한 사진이 될 지 상상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매년 저구항선착장과 수국동산에서 6월 말~7월 초 수국축제가 열릴 때,

이 곳 대형의자 포토존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일지. 

지금처럼 한가하게 우리가 앉아서 사진을 찍기도 힘들겠지?

뒷편 소나무 숲 속에 수국이 피어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수국동산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은 넉넉한 바다와 명사해수욕장이 이어져있어서 눈이 황홀하다. 

바다가 잔잔하고 갯벌이 넓어 거제의 명사십리로 불리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에 이르는 오솔길과 모래사장 뒤편의 울창한 송림은

해수욕을 즐기면서 쉴 수 있는 곳으로 안성맞춤이다. 

소나무숲 데크에서는 물놀이하다가 쉬거나 맛있는 것을 먹기에 좋겠고, 

넉넉하고 고운 모래는 나를 유혹했지만 그저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어서 안타까웠다. 

 

명사라는 이름의 조형물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함께 걸으며 웃고 떠들고, 시간을 거슬러 사는 이 시간이 즐겁다.

명사마을은 뒤쪽으로 거제 망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앞쪽으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자리 잡은 이름처럼 아름다운 어촌마을이다.

 

명사항의 갯벌 위로 다목적해상데크가 놓여있다.

갯벌을 지날 때면 조개를 캐고 싶은 유혹이 인다.

어릴 적 제법 먼 바닷가에 친구들이랑 가서

겨울이면 언손을 녹여가며 조개를 캐고 파래나 굴을 따기도 했었지.

그 당시에도 바닷가 사람들은 조개밭 등을 만들어 손대지 못하도록 했는데

지금도 어디든 공유할 수 있는 바다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언제부터 바닷가 갯벌이 개인소유나 마을 소유가 되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생업을 이어가야 하니 마을에서 소유하는 부분도 있어야겠지만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바다가 그립다.

 

해상데크 위에는 재미있는 조형물들이 많았다.

소라고둥 안에 앉은 꼬마남자와 앉아 사진도 찍어보고

데이트하는 남녀 옆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어 보며 사진을 엄청나게 찍었다.

 

이 소년은 책 속에서 나온 듯 어릴 적 보던 코흘리개 친구는 아니다.

엄청나게 큰 동백꽃다발 조형물도 있고, 모든 곳이 포토존이었다.

우리가 놀기에도 이렇게 즐거운데 아이들은 이곳을 얼마나 좋아할지.

 

여행이나 걸으며 무엇을 먹었는가가 또 얼마나 중요한지.

마지막 먹거리에 그 날의 즐거움이 좌우될 수 있으니 그곳에서의 먹거리가 정말 중요하다.

명사해수욕장 부근 도레미가든 회식당에서 볼락구이를 먹으려고 했는데

볼락이 모자란다하여 매운탕을 시켰다.

주인은 미안하였던지 볼락구이 두마리와 문어, 가리비를 서비스로 주시고 밑반찬도 너무 깔끔했다.

성게비빔밥도 하나 시켜 맛보며 맛깔스런 주인의 솜씨에 남김없이 먹었다.

파노라마케이블카를 타고 거제 제일의 가라산을 거쳐 명사해수욕장까지,

거제의 상징을 두루 가슴에 담은 하루였다.

볼락도 맛보고 성게비빔밥에 매운탕에 더하여 거제의 후한 인심까지

거제를 찾은 우리를 다독여준 날, 참 좋았다.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 나태주 시 '선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