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파랑길 22코스
- 구조라유람선터미널<1.7km>구조라성<3.6km>망치해변<2.3km>망치고개<5.8km>학동고개 ( 13.4km, 실거리 13.81km, 4시간 42분 소요)
- 구조라항, 구조라 해수욕장, 망치몽돌 해수욕장을 지나 등산로로 진입하게 되며, 등산로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
- 대부분 등산로를 따라 걷는 길로 산 정상을 오르는 가파른 등산로가 있어 난이도가 높은 코스
- 바닷길과 산길을 모두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코스
2. 관광포인트
- 모래가 곱고 수심이 완만한 구조라해수욕장 이용 가능
- 구조라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가까운 섬으로 관광 가능
- 한적하고 깨끗한 망치몽돌해수욕장
3. 여행자 정보
- 시점 : 일운면 구조라유람선터미널(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로 37)
교통편)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61, 64, 64-1번 버스 이용 후 삼정경로당 정류소 하차.
또는 고현버스터미널에서 22, 23, 4000번 버스 이용 후 수정 정류장 하차
- 종점 : 동부면 학동리 학동고개(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산 47-10)
교통편) 거제자연휴양림 정류장에서 55, 56, 67번 버스 이용 후 고현버스터미널 하차
- 식수대가 없어 해수욕장 인근 매점 또는 편의점에서 구입하여야 함
- 난이도 조정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북병산 임도 노선으로 이동하도록 함
4. 관광지
1) 거제 구조라진성
-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산55번지
-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 앞산 능선에 있는 이 성은 조선시대 왜적을 막기 위하여 전방의 진지로 쌓은 것이다. 지세포성의 경계임무 구실을 하고, 선조 37년(1604)에 옥포 진지로 옮겼다가 다시 이곳으로 옮겼다.
성 아래에 있는 구조라 마을이 있고, 성 안은 모두 논과 밭이며 성 가운데에 우물이 있다. 사방에 성문을 두고 성문과 성문 사이에는 성루를 두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여러 자료의 내용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구조라성은 성종 21년(1490)지금의 옥포 북쪽 조라를 신조라라 불렀는데 지금은 신자가 빠지고 조라라 한다. 이 성은 쌓은 수법이나 문헌상의 내용이 조선 전기에 만든 것으로 일정하게 나타나 있어서 둘 중 어느 자료를 사용해도 성을 쌓은 시기 추정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출처: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홈페이지)
2) 바람곶우체국
-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로 4길 23
- 바람곶우체국은 우체국이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도시 재생 공간으로 여행자의 편의와 지역 상생을 목적으로 만들었다. 여행자들의 짐 보관소와 스낵바를 운영하고,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바람곶우체국은 여행객들에게 느린 추억을 선사한다. 느리게 가는 편지로 우체통에 넣어진 편지는 6개월간 보관되었다가 발송된다. 휴식과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 지세포 관광유람선
-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해안로 89-19
- 외도 지세포유람선은 최신 2층 대형 관광유람선으로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며 소노캄 거제, 라마다 스위츠호텔 1분 거리 지세포항에서 출발하여 지심도해안, 서이말등대, 외도동섬, 해금강을 선상관광하고 외도에서 2시간 자유관광을 하는 코스이다. 특히 외도 보타니아는 신의 놀라운 창조와 인간의 열정으로 다시 태어난 섬으로 1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곳으로 지중해의 어느 한 해변을 옮겨 놓은 듯 가꾸어져 있다. 외도 입장권은 매표소에서 승선권 발권 시 함께 매표한다. 신분증을 미소지 시 승선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유람선 및 외도는 반려동물 승선 및 입도가 불가하여 반려동물 걱정 없이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반려동물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4) 거제자연휴양림
- 경상남도 거제시 동부면 거제중앙로 325번지
- 면적 329,490㎡에 1일 수용인원 600명으로 1993년 개장했다.
동부면 구천리 노자산에 위치하고 있어서 산 정상의 전망대에서 거제 전역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과 대한해협 대마도를 바라볼 수 있다.
숲과 계곡 주변에 조성된 야영데크와 숲 속의 집은 신선하고 쾌적한 그늘을 제공하고,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며 휴식할 수 있다. 인근에는 학동몽돌해변,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거제해금강, 여차홍포 전망대 등이 있다.
이용문의: 055-639-8115~6 (휴양림관리사무소)
* 240212. 설연휴 마지막날 장산야간산행모임 회원 5인과 자녀 1인이 함께 걸음
이슬에 젖듯 남파랑길이 내 일상에 젖어 들어 벌써 22구간이다.
두루누비 앱에서 길 따라 걷기를 설정하고, 시작 지점인 구조라유람선터미널 부근에서 사진을 찍고 기분 좋게 출발한다.
시작 지점 부근에서 조금 걸으니 구조라성 샛바람소릿길이 시작된다. 샛바람은 뱃사람의 은어로 동풍을 이르는 말로 북풍의 방언이라고 한다. 내외부의 온도차가 클 때 온도차로 인해 급속히 유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샛바람이라고 한다.
산과 바다 부근 마을이라 바다와 육지의 온도차에 의해 바람이 많이 부는 마을이었나 보다.
구조라성에 대한 안내나 재미있는 그림들, 그리고 글귀들이 새겨진 골목이 정겹다.우리를 반겨주는 예쁜 강아지, 고양이들도 귀엽고. 어디서든 환영받는다는 건 낯선 길에서 가슴 따뜻한 일이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너와 헤어진 뒤로 나는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 '
김연수 장편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201쪽에 있는 글귀를 인용한 글과 그림이 의미심장하다.
끊임없이 다가오는 파도처럼 거부할 수 없이 너를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언젠가 찾아 읽어보고 싶어 진다.
샛바람소리길을 다시 나와서 바닷길을 조금 걸은 후 수정봉으로 오른다. 바위산에 조성해 둔 계단길은 조악하긴 해도 고마운 길이었다. 굳이 안전휀스까지 설치한 마음도 고맙고.
수정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여러 섬들이 부드럽게 다가온다. 날 쓰다듬어 달라며 꼬리 치며 다가오는 강아지 같기도 하고.
동서남북 위치를 보며 저기가 어딘지, 주변 이름 있는 섬들로는 내도, 외도, 갈도 등이 있지만 이름 없는 섬들도 많다.
정확하게 이름을 말하기엔 내 눈에는 비슷하게 보여서 아직도 나는 전문가에서 먼 사람이다.
구조라성은 복원 공사 중이었다.
조선시대 왜적을 막기 위하여 전방의 진지로 쌓은 것으로 경계임무 구실을 하였다고 한다. 성 아래에는 구조라 마을이 있고, 성 안은 모두 논과 밭이며 성 가운데에 우물이 있었고, 사방에 성문을 두고 성문과 성문 사이에는 성루를 두었다고 한다. 논밭과 마을을 안에 두고 힘든 성을 쌓은 것을 보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성은 백성들의 노동으로 이어지니 그 또한 역설이다.
허물어져 있지만 아직은 성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구조라성 위에 서 보았다. 아래로 보이는 구조라마을을 기준으로 왼쪽은 구조라해수욕장이고, 오른쪽은 와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라항이다.
지금은 성 안팎에 구애받지 않고 교통이 편하고 살기 편한 곳에 살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샛바람소리길에서 조금 올라오면 이 길인데 남파랑길 코스를 따라 둘러둘러 샛바람소리길에 도착했다. 어린 대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오밀조밀한 길을 걷는 재미가 특별했다.
대를 꺾어 겨울 내내 방패연, 가오리연을 만들던 어린 시절의 형제들과 대나무 속에 만화책을 숨겨두고 읽었다던 외갓집 오빠들도 생각나는 길이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가녀린 대나무가 나를 어린 시절로 데려다준다.
모두 꽃길만 걷자.
꽃을 피우기 위해 누군가는 냄새나는 거름도 주고 찬서리와 바람도 더러 오겠지만 그런 걸 모두 견디면 언젠가 꽃 피우는 날이 오겠지.
샛바람소리길을 나오니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하트포토존, 해바라기와 나비 의자 등 관광객을 배려한 구조물들이 제법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야트막한 길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구조라해수욕장은 해수욕하기엔 최적의 바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모래도 깨끗하고 고왔다. 모래에 쓰레기 등이 없어서 맨발 걷기를 하고 싶을 정도였다. 바라만 보아도 편안한 마음이 드는 명품 해수욕장이다.
망치해변으로 향해 가는 길에 만난 풍경들도 참 정겹다.어릴 적 학교 가는 길의 가로수가 미루나무였는데 포장되지 않아 먼지가 풀썩거리는 길도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 즐거웠다. 그러다가 미루나무가 뽑히고 플라타너스로 가로수가 바뀌었다.
미루나무를 바라보며 초등학교 시절의 친구들도 이 길을 함께 걷는다.
길을 걸으며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며 배우는 것이 많다. 이 펜션의 주인은 공간 활용을 참 잘하신다. 나무를 중심으로 의자와 여러 개의 개집을 조화롭게 배치하였다. 사람과 개들이 함께 할 넓은 공간과 그늘이 있는 공간이 탄생했다.
생각에 따라 무한하게 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는 면에서 시골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거제에는 펜션이 엄청나게 많다. 지나며 바라보는 반 이상이 펜션일 것 같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그 많은 펜션 중 살아남으려면 남과 다른 그 펜션의 강점이 있어야 한다. 이곳은 윤돌도를 앞에 두고 바다풍경이 아름답고 식물로 인해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지나다 보니 윤돌커피 안내판이 여기저기 있어서 왜 윤돌이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윤돌도가 가까워서 그랬나 보다.
검색해 보니 1,2층으로 된 엄청나게 큰 카페라고 하는데 여기가 거긴 모양이다. 펜션이 아니고 카페다.
모래가 고운 구조라해수욕장과 달리 망치해변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었다. 시원하게 넓은 해변에서 몽돌 사이를 흐르는 파도 소리가 청아했다. 끊임없이 파도를 만드며 자연은 쉼 없이 우리 곁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다.
정작 변하지 않는 것은 내가 아닐까?
반짝이는 햇살을 받아 바다도 눈부심을 표하고 있다. 윤슬이다. 파도의 작은 움직임에도 다이아몬드 보다 빛나는 보석들을 수없이 쏟아내고 있다. 다리도 쉴 겸 에너지를 보충하며 망치해변 자갈 위에 앉아 윤슬을 맘껏 즐겼다. 멀리 섬들도, 가까이 있는 자갈도 모두 꿈꾸는 듯한 시간이다.
시간을 멈추고 모두 마법에 빠지는 시간, 길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남파랑길에 포함되어서인지 아니면 관광객을 위한 건지 망치해변을 알리는 안내표지석이 나름 아이디어 흔적이 돋보인다. 거제를 걸으며 수많은 해변을 지나오면서 이름을 불러줄 해변들이 많지만 그중 망치해변은 오래 남을 것 같다. 해변에 앉아 요기를 하며 바라본 윤슬,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바닷길 등 정 많은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알고 보니 망치마을이 펜션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어서 관광객이 많이 와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곳이긴 하다.
망치해변길 벽에 그려진 그림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바다에는 풍성한 먹거리가 나올 것이고 뒤로는 산이 막아 따뜻한 햇볕을 받는 남쪽, 펜션에 손님이 많이 오면 웃음꽃 피는 넉넉한 마을은 맞다.
망치고개를 오르니 북병산을 휘돌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감상하며 걷는 임도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갖가지 꽃들과 식물들로 꽃피는 계절에 걸으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은 길이었다.
그 길에서 만난 시인의 노래 공원에는 많은 문인들의 시들이 바위와 시판에 적혀있었다. '어떤 귀가'는 도시에 있으면 더 좋을 듯한 시였지만 이곳 조용한 거제에 정착한 듯한 시였다. 그 외에도 '청산곡, 쓴다는 것,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 몽돌의 정사(情事), 그리움, 씨방, 가을 손대도, 바위, 항아리' 등 해학적인 시도 있었고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시도 있었다.
1968년 한국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의 셀라시에 황제가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 하던 중, 5월 20일 거제도를 비공식적으로 여행하였다고 한다. 이곳 경치가 너무 좋아서 "원더풀" 을 7번이나 외쳐 이후 황제의 길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벚꽃이 피거나 꽃무릇이 만개하면 원더풀을 수없이 외칠 만큼 아름다운 길이긴 하다. 꽃이 없어도 사철 푸른 동백과 소나무, 아래 내려다보는 바다와 해변의 경치는 우리들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후 죽 이어진 산길은 적당한 오르내림이 있어서 좋았고 노자산, 가라산 등 울창한 산군들이 힘찬 조망을 제공해 주어 지루하지 않은 길이었다. 큰 이변이 없어서 편안함을 주는 일상처럼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는 산들과 그 산을 지키는 나무들이 있어서 길을 걷는 것이 행복하다.
학동 고갯길을 내려서니 거제자연휴양림이 있고 거제케이블카 타는 곳이 가까웠다. 케이블카는 아름다운 거제 바다와 산을 오가며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차가 있는 구조라유람선터미널로 이동해야 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많이 기다려야 했다.택시를 분승하여 이동하며 굽이굽이 돌아가는 바닷길에서 지나온 길들을 다시 돌아보았다.
늦은 점심을 먹으니 모든 것이 맛있다. 출발하면서 먹자고 찜해둔 '구이조아' 식당에서 생선구이와 물회를 먹었다. 진한 미역국과 푸짐한 생선, 부족함이 없는지 살뜰히 챙기는 주인의 정성이 고맙다.
뼈만 남기고 밥과 반찬을 맛있게 먹었다.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듯 신선한 생선맛이 일품이었다. 3회 방문하면 1만 원이 할인된다고 하던데 두 번이나 더 올 수 있으려나?
곳곳에 맛있는 것이 넘쳐서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는 남파랑길, 오늘 하루도 행복함과 삶의 지혜를 가득 채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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