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배내봉, 간월산,신불산,영축산 코스)
◈ 주관 및 일시 : 장산야간산행모임, 2023.10.22.(일)
◈ 집합장소 및 시간
1. 좌1동우체국 앞 : 오전 5시 40분
2. 수비사거리 성모안과(벡스코역 2번 출구) : 5시 50분
3. 원동 왕자아파트 버스정류장 : 6시
4. 동래전철역 3번 출구 : 6시 10분
◈ 코스 및 소요시간
A코스 : 죽전~주암쉼터~재약산~천황산~샘물상회~케이블카 상단승강장~능동 2봉~능동산~배내고개~간월산~신불산~영축산~죽전~능동2봉~능동산~배내고개~간월산~신불산~영축산~ 원점회귀(구간거리 30.3km. 소요시간 11시간 )
B코스 :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신불재~영축산~죽전(구간거리 15.84Km, 소요시간 11시간)
◈ 기타
-두 개 코스로 나눠 진행하며 전체코스 완주하시는 분은 산행 제한시간 11시간에 맞춰 진행
-절반코스 가시는 분은 좀 더 여유롭게 즐기며 진행해 서로 하산시간 맞춤
-A코스 가시다가 힘드신 분이나 제한시간 내 도착이 어려우면 간월재, 신불산, 신불재에서 신불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미리 하산하면 됨.
◈ 저녁식사 장소
대추나무집 (☏ 055-387-5312) 경남 양산시 원동면 금천길 9

이른 아침 출발한 덕분에 해가 뜨기 전 배내고개 정상에 도착하여 산 아래 고요를 느낄 수 있었다.
백두대간 이후 얼마만에 느끼는 해돋이인지 감회가 새롭다.

배내봉에서 처음 본 하트석을 들고 사진을 찍길래 나도 한번.ㅎㅎ
생각보다 너무 무거워서 놀랐다. 심장의 무게(?)가 느껴져서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보자며 발걸음을 옮겼다. 살짝 철학적인 척하며.

A팀에 발 맞추어 11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하는걱정은 기우였다.
억새 물결, 꿈틀거리는 영알 산군을 보니 가슴이 뛰었다.
한 해 동안 바람의 간지럼과 햇볕의 따가운 사랑도 받고, 타는 듯한 갈증도 느끼며 자란 나뭇잎들의 이야기, 코로나 이후 오랜 만에 만난 반가운 웃음으로 가을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우람한 정상석을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어떻게 이걸 옮겼을까 하는 의문들, 하기사 그 옛날 피라미드 만든 사람들도 있는데 요새 세상에는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지.
멀리서 바라보는 단풍은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바라보는 나무는 힘겨워 보인다.
물오른 잎들은 옛 일이 되고 지금은 겨우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생을 부여잡으려 온 힘을 다 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리.
꽃이 떨어져야 열매를 맺고, 잎이 지면서 또 한켜의 나이테를 만들며 굵고 단단해질 테니......
정상석을 우러러 듯 하늘색과 구름이 참 아름답다.
모두 다른 시선으로 정상에 오른 이들은 산 아래를 보며 무슨 생각들을 할까?
정상석 주변에 널린 돌들 만큼 우리의 사는 모습도 저마다의 빛깔이 있다.

간월재, 신불재의 능선과 억새는 언제 봐도 멋지다. 세계에서 이름난 알프스란 이름을 붙인 것이 과하지 않다. 영남 알프스의 하늘 억새길이라는 이름이 딱 들어맞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서 바라보면 포슬포슬한 양탄자 같은 길을 염소처럼 콩콩 뛰며 건너고 싶은 천진함을 선사한다.
나를 포함하여 억새를 느끼러 온 많은 인파가 오히려 반갑다.
축제는 당연히 사람이 많이 모여야 제 맛이고, 가을의 축제는 역시 억새이며 단풍이다.

이곳의 억새는 청춘을 지난 억새이다.꽃을 모두 날려보내고 갈바람에 가슴을 쓸며 넘어지던 억새들이 그래도 아직은 자태를 잃지 않고 있음이 사뭇 장엄하다.
간월 신불 억새와 힘찬 산세를 맘껏 누린 하루였다.
걸으며 웃으며 여유 있는 산행으로 23년 가을이 아름답고 풍성했다.
